이 문서는 19세기 안동에 거주하는 유학 하석중(河錫中) 등이 예조판서에게 하시철(河始澈)이 진주 하씨 족보에 모입(冒入)하고자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상서의 초본이다.

상서는 소지의 일종으로 여러 사람이 연명해서 올리는 청원서나 소장으로, 주로 효행, 절행, 학행에 대한 포장(褒裝) 청원이나 산송에 관한 내용이 많다.

이 문서는 군데군데 내용을 수정하거나 삽입하거나 삭제한 부분이 있을 뿐 아니라 완전한 상서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 이를 고려해 볼 때 이 문서는 상서초로 보인다.

이 상서초에서는 개성에 거주하는 하시철의 조부는 호적에 본관이 단계(澶溪)라고 기록되어 있고, 자신의 선조인 충렬공 하위지(河緯地)의 본관은 진주(晋州)인데, 하시철이 진주 하씨 족보에 들어오기 위해 격쟁까지 하였다며 그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분쟁이 벌어지게 된 계기는 하석중의 선조로 사육신 중 한 사람인 하위지가 숙종조에 복관되고 이후 숙종, 영조, 정조에 의해 충신으로 추앙되며 여러 가지 은전을 받게 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 문서는 18세기 국왕에 의한 충절을 강조하였던 사회상과 사육신의 신원, 그리고 이로 인한 세계 변정 분쟁의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