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3년(仁祖 11)에 경상도 경주(慶州), 울산(蔚山) 등 9개 고을의 백성들이 심한 가뭄이 든 상황을 호소하고 비변사(備邊司)에 진휼 정책을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한 등장(等狀)이다.

등장은 소지(所志)의 일종으로 개인이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관에 올리는 청원서를 말한다. 등장은 문서 마지막에 올리는 사람들의 이름을 연서하는데, 여기에서는 문서 첫머리에 각 고을의 이름을 연서하였다. 소지와 마찬가지로 관의 제음(題音)을 받게 된다.

이 등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국가에서 백성들을 아껴 세금을 감면해주고 진휼 정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칭송하고, 이어 올해의 지독한 흉년에 대해 호소하였다. 경상도 이북 지역은 비가 내리지만 유독 바닷가 근처의 경상도 고을에는 봄부터 여름까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으로 곡식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데다가, 7월 이후에는 폭우로 곳곳이 침수되어 곡식이 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에 9개 고을의 수십 만 백성들이 제대로 살 수 없게 되었으므로 천리를 멀다 않고 서울로 올라와 호소하는 것이니, 진휼 정책을 각별히 시행해 달라고 비변사에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비변사에서는 올해 삼남(三南) 지역의 농사가 잘 안 되어 경주 등 몇 개의 연해 지역이 흉년이 들기는 했지만 대단한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이 정도는 본도에서 편의대로 처리하면 될 것을 와서 호소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듯하므로 등장을 물린다는 제사(題辭)를 내렸다.

이 등장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401-102호로 지정되어 있다.